Press release

보도자료

목사·신학자·기독실업인이 보는 신년 워싱턴 교계 전망

Author
admin
Date
2018-02-0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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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교회-작은교회 활발한 교류협력 필요”
차세대·다민족·일터·가정사역 강화해야


워싱턴지역 교계 전문가들이 한인교회가 정체기에 들어서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민자가 줄고 차세대가 한인교회를 떠나는 상황 속에서 교회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기 돌파를 위해 대형교회와 작은교회의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고 차세대와 다민족, 일터, 가정사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지역 교계 진단과 전망에는 워싱턴신학교 김택용 총장과 워싱턴지역한인교회협의회 한세영 회장,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류응렬 목사, 북미주 기독실업인회 박상근 회장, 월드미션칼리지 김웅 교수 등이 참여했다.

◇한인교회 왜 줄어드나?
전문가들은 한인교회 교인 수 감소 이유를 크게 3가지로 봤다.

첫째는 미국교회와 한국교회 교인 수가 감소하는 큰 흐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택용 총장은 “사라지는 미국교회가 많고, 문 닫는 한국교회가 많은 것이 워싱턴 한인교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웅 교수는 “퓨 리서치 센터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 2007년 성인 기독교인 비율은 78.4%였지만 2014년에는 70.6%로 줄었고, 지금도 계속 줄고 있다”며 “문제는 기독교인의 평균 연령이 계속 높아지는 것으로, 무슬림 평균연령인 23세보다 10세 이상 많다”고 말했다. 한국 최대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의 교인 수는 최근 2년 동안에 285만여 명에서 270만여 명으로, 15만 명 가까이 줄었다. 김 교수는 “다른 교단도 1년 사이에 5% 정도 감소했다”며 “최근 20년 이래 최대 감소폭”이라고 말했다.

둘째,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오는 사람들이 줄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 등 이유로 이민자와 유학생, 방문자가 줄고 있다”며 “미국에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역이민’ 선호 현상도 한인교회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셋째, 차세대가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차세대 교인들이 한인교회보다 미국교회를 선호하는 현상이 있고, 아예 교회를 탈출해버리는 청년들도 있다”고 말했다.

◇‘교회 성장’ 개념 재정립부터
전문가들은 ‘교회 성장’에 대한 개념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회 성장은 건물 확장이나 첨단시설 보유가 아닌, 공동체 구성원들의 지적·인격적·관계적 성장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김택용 총장은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을 강조했다. 김 총장은 “한인교회들이 보다 건강한 교회, 알차고 실속 있는 신앙공동체로 방향을 전환해야 하고, 담임목사의 목회철학도 바뀌어야 한다”며 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 교인들에게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어떤 교인은 담임 목사를 찾아가 ‘왜 우리 교회는 교인 수가 감소되고 부흥이 안 되고 있나요?’라며 목회자에게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다”며 “한인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이해시키고 성장의 개념을 바로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영 교협 회장은 목회자는 일요일 예배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교인들이 건강한 성도가 되도록 끊임없이 가르치고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성도들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를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회 목표가 돼야한다”며 “양육과 훈련의 개념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교회-작은교회 교류협력 중요
전문가들이 강조한 ‘알차고 실속있는 신앙공동체’를 이루는 데 있어서, 작은교회는 강점이 많다. 교인과 목사, 교인과 교인 사이에 친밀한 교제와 협력이 가능하다. 하지만, 재정이나 시설 부족 등 어려움도 적지 않다. 작은교회 안에서 목회자의 사례비를 만들기 어려워 목회자들이 평일에 직장에 나가는 경우도 많다. 일부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가족들이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들은 대형교회와 작은교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박상근 회장은 “여유있는 교회가 나서서 어려운 교회에 재정적 도움을 제공하고, 목회 노하우를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과거에 휄로십교회가 운영했던 ‘느헤미야 연구소’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는데, 작은교회 목사들을 모아서 ‘성도들과 갈등 조절 방법’ 등 실무적인 지식을 나눴다”고 말했다.

류응렬 목사는 “대형교회가 연약한 교회를 품고, 자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며 “글로컬(global+local) 처치를 추구하는 우리 교회도 올해 말에는 지역으로부터 ‘큰 힘이 됐습니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작은교회를 찾아가 지원하는 방법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목사는 “예전에 섬마을을 다니며 부흥회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작은교회 부흥회를 통해 목사가 힘을 얻게 하고, 그 교회 주일학교를 지원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세대·다민족·일터·가정사역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차세대 사역과 다민족 사역, 직장과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사역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택용 총장은 “교회에서 한인 1세 성도는 고령화되고 있고, 1.5세나 2세 교인들은 한인교회보다 미국교회를 선호하거나 아예 교회를 떠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세영 교협 회장은 “차세대를 위한 영어예배나 통역을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티노 등 다민족을 대상으로 한 사역도 강화해야 한다. 한세영 회장은 “성경에는 타민족과 전 세계를 향해 선교하라는 명령이 있다”며 “한인 전도도 중요하지만, 다른 민족에게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근 회장은 “지역의 미국인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며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언어적 어려움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말은 안 통해도 마음과 행동을 보여주면 뜻이 전해진다”라고 말했다.

직장과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일터사역도 중요하다. 박 회장은 “다른 분과 법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속으로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교회 다니는 분이었다”며 “이 분이 다른사람에게 하나님 이야기를 하면 믿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저 역시 생활 속에서 성경말씀대로 살지 못할 때가 많지만,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도록 계속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사역도 중요하다. 한 회장은 “부모가 자녀를 하나님의 일꾼으로 키워내는 것은 중요한 사명”이라며 “사랑과 희락과 화평이 넘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새해, 새로운 변화 시도해야
김택용 총장은 한인교계의 과제를 미뤄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이 과제를 소홀히 여기다가 기회를 놓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새해를 맞아 옛 모습을 벗어버리고 의와 진리, 거룩함을 갖춘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한다면 신뢰를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성경 인물들도 위기를 맞았을 때 모여서 기도하기에 힘썼다며 워싱턴한인사회가 기도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기도는 위기 탈출의 지름길이 되고, 기도는 신자에게 주신 최고의 무기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한인교회는 성경인물을 본받아 축복의 하늘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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